사랑한 날 있었으니

소꿉

일기님 2015. 5. 9. 10:18

소꿉

 

곰살곰살

너랑 나랑 어여삐 놀자

 

흙 마당 다섯 알 공기도 하고

 

싸릿문 낮은 울타리

옹기종이 장독대

 

간장 항아리 뭉게구름 조각배 띄워

두둥실 언제까지 부푼 가슴

여행하듯 살자

 

텃밭에 봄 채소 키워가며

소박한 밥상 행복 기우며 살자

 

그대는 내 편 나는 그대 편

한결 같은 믿음으로 다독여

웃고 살자

 

계절계절 예쁜 풍경

기억에 두었다가 한참이 지나도

하나도 지루지 않게 찻잔에 향기로 담으며

살아가자

 

모처럼 가을날이 그리우면

때마침 그리우면

알콩달콩 소꿉놀이로 온 숲을 질투에 들게 하자

 

그렇게 만족하며 하루 살자.

 

                                   마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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