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 날 있었으니

가을 편지

일기님 2014. 10. 7. 07:50

가을 편지

 

 

가을엔 이별할 일 없이도 편지를 써야 한다

그래야 까닭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 깊은 속내에 들게 되면 마침내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그대만의 쓸쓸한 이야기를 털어놓아라

비록 그릇된 삶이 아니었어도 가만 두 손 모아

이미 감당해버린 안타깝던 시간과 마주하게 되리니

그대 주문을 외워라

그땐 사랑해서 무척 아팠고 지금은 사랑해서 한없이 행복하고 싶다

 

그대 가을은 고해의 계절이다 몇 번이고 편지를 써라

잎새를 태우는 바람과 같이 그대 편지를 써라 

           

                                                                    마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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