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가을 편지 가을엔 이별할 일 없이도 편지를 써야 한다 그래야 까닭을 알게된다 그리고 그 깊은 속내에 들게 되면 마침내 누구에게도 하지 못했던 그대만의 쓸쓸한 이야기를 털어놓아라 비록 그릇된 삶이 아니었어도 가만 두 손 모아 이미 감당해버린 안타깝던 시간과 마주하게 되리니 그.. 사랑한 날 있었으니 2014.10.07
그냥요 그냥요 그냥요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그리움이 아름아름 생겨나요 왜냐면요 뉴스에선 태풍이 닥쳐온다, 장마의 시작이다, 이구동성 걱정이 태산들이지만 비가 온다니까 저는 왠지 설레고 그동안 외면했던 우산도 이놈이놈 어떤 게 좋을까 나름으로 경합도 지어보게 되고요 신발은 뭐.. 사랑한 날 있었으니 2014.08.04
가을 가을 이 상황은 필시 한낮에 요란하거나 분주한 느낌은 아니다 주위는 한산하다, 유동적인 사물들에 모형 같은 틀이 생겨나고 하루하루 하늘은 야위다 햇살을 넘나드는 바람에 살랑이는 코스모스의 가녀린 몸짓이 아쉬운 눈물샘이 코끝이 찡해지도록 전해온다 자고 나면 정색하도록 투.. 사랑한 날 있었으니 2014.08.01
오디 오디 첫새벽 심금을 울리는 파편들이 잠결에 파고들어 아스라한 기억이 얼굴이 유년의 별명을 외치곤 잠잠이 멀어졌다 거듭 밀려오곤 한다 홑이불 감아 덮고 베개의 숨통을 조여보지만, 육신을 뒤집어 가로누운 생각들은 좀처럼 지치지를 않는다 잠시 오월의 어느 오디나무 아래 익어가.. 사랑한 날 있었으니 2014.07.23
생일 생일 만약 끛 보다 아름다운 무엇이 존재한다면 그건 어여쁜 그대뿐 일 것이다 뭉클 내려주는 눈송이나 진정 울려대는 꽃들의 팡파르는 분명 축복이 맞다 사랑스런 그대 마상열 사랑한 날 있었으니 2014.06.24
단내 단내 산 내음 짙어가는 숲길에 빨갛게 몽울진 산딸기 햇살 한 줌 바람 한 점 사춘기 소녀처럼 곱게도 빚어 영글어가는구나 산뽕나무 까뭇까뭇 다디단 오디도 꼴깍" 침샘을 돋우누나 임 한입 나도 한입 붉으락 까무락 입술 물들고 가슴엔 행복 들이고 아~ 이대로 오월과 유월엔 모르는 곳.. 사랑한 날 있었으니 2014.05.28
고운 마음 행복한 마음 고운 마음 행복한 마음 꽃 구름 떠가는 파란 하늘이 촘촘히 내리는 따사로운 햇살이 풀잎 위 미끄러지는 이슬방울이 뜸하게 스치는 착한 바람이 들길에 함빡 핀 향기로운 꽃들이 윙윙 동동 떠다니는 꿀벌들의 추임새가 너풀대는 나비의 우아한 날갯짓이 차오르는 기쁨이 행복이 사랑이 .. 사랑한 날 있었으니 2014.05.16
봄 날은 봄 날은 좋타 가다가다 울렁증 안기는 그런 사람 없어도 여행 한 번 동행 못 하는 사무치는 친구 없이도 네가 내가 기다리는 모두의 풋풋한 바람이어서 좋타 좋타좋아 그 대상이 눈만 뜨면 싱그럽게 안겨오는 애인 같은 너여서 더욱 좋타 담장을 허물면 창을 열면 와락 덮치는 너의 향기.. 사랑한 날 있었으니 2014.04.13
꼬마 구름 꼬마 구름 어느 봄 한가로운 하늘이 자꾸 한가롭기만 해 시선 한가로운데 문득 꼬마 구름 하나 홀로 노 저 여기로 왔습니다 서풍도 남풍도 없이 작은 몸짓 잘도 왔습니다 대체 어디에서 온 걸까요 아득히 먼 우주였을까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투명한 호수였을까 산허리를 감싸 안은 운해.. 사랑한 날 있었으니 2014.04.09
당신 새의 노랫말에2 당신 새의 노랫말에 삶입니까? 사랑입니까 당신 새의 노랫말이 당신의 심장을 두드려 그 울림이 당신에 마음을 언제까지 다독여 주었던가요 당신 새의 노랫말이 얼 마나 상심하였던가요 아니면 기쁨에 겨워하던가요 우린 비록 눈치채지 못하여도 당신 안에 의미는 당신의 충직한 새를 .. 사랑한 날 있었으니 201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