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사랑을 노래한 작가
마그리트 뒤라스 Marguerite Duras
ㅡ나는 당신을 잘 알아요. 오래전에 당신을 알았지만 지금가지 한 순간도 당신을 잊은 적이 없고, 앞으로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당신을 처음 봤을 때 당신은 젊고 아름다웠어요. 하지만 내가 당신을 찾아온 것은 지금의 당신이 젊은 시절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말해주고 싶어서입니다. 당신은 젊었을 때도 물론 아름다웠지만 수많은 시련을 겪어온 지금의 모습이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위의 단락은 가장 유명한 현대 프랑스 소설로 손꼽히는 <<연인>>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소설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마그리트 뒤라스의 작품이다.<<연인>>은 절망적인 삶을 사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뒤라스의 자선적 소설로도 유명하다. 또한 이 소설은 성에 대한 원초적인 욕망과 강렬한 삶의 의지를 사실적으로 그려내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자신의 인생 경험을 소설 속에 반영하는 것은 모든 작가의 일반적인 본능이라 할 수 있으나 뒤라스만큼 원초적이고 강렬하게 표현해 내는 경우는 드물다.
뒤라스 소설 기풍은 그녀가 평소 성과 육체적 본능을 감추지 않았으며 일찍이 인생의 본질을 깨달은 결과이다. 평범한 여성으로서나 소설가로서 그녀는 자신의 인생 방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물론 뒤라스와 그녀의 소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 또한 적지 않았다. 특히 자칭 도덕적이고 정상적이라 자부하는 사람들은 뒤라스의 애정 문제를 두고 사회 관습을 무시하고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라며 비난했다. 그러나 진실한 인생의 의미를 직시 할 수 있는 작가 혹은 예술가라면 성이나 사랑이 인간에게 있어 공기나 물처럼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며 지극히 정상적이라 생각 할 것이다. 성과 사랑은 진실한 인생을 직시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행동일 뿐이다. 오히려 이것을 회피하고 부정하는 것이야 말로 자신을 속이고 타인을 기만하는 행동이다.
뒤라스는 분명 자신과 타인에게 솔직하고 진실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인생의 깊은 욕망을 감추지 않고 직접적으로 분명하게 그리고 열정적인 표현으로 자싱의 모든 감정을 소설 속에
담아냈다. 뒤라스의 감정은 그녀의 진실한 마음이었다.
근친상간
마그리트 뒤라스는 현대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소설가이자 극작가, 시나리오 작가이며 영화감독이었다. 1914년4월 4일, 베트남 사이공에서 초등하교 교사부부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는데, 그것은 그녀의 창작 활동의 원천이 되었다. 뒤라스의 아버지는 그녀 나이 네 살 때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가 사기까지 당하는 바람에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그녀의 어린 시절은 매우 고통스러웠으며, 어머니의 비참한 운명 도한 뒤라스의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뒤라스의 인생에 있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중대한 사건은 바로 둘째 오빠와의 금지된 사랑이었다.
뒤라스는 2남 1녀 중 막내였다. 뒤라스의 큰오빠는, 놀고먹기만 좋아하는 방탕아였으나 어머니는 장남이란 이유로 큰 아들만 편애했고, 그녀는 그런 오빠를 몹시도 싫어했다. 반면 큰오빠보다 세 살 어린 둘째오빠는 뒤라스의 수호천사나 다름없었고, 뒤라스는 그런 둘째오빠를 존경하고 사랑했다. 큰오빠가 마약 중독자기 되어 집안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자 아무도 그녀에게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았지만 오직 둘째오빠만이 정성껏 그녀를 돌봐주었고, 뒤라스는 자연스럽게 오빠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둘째오빠는 어린 뒤라스의 마음속에 남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사회적으로 도저히 용납 할 수 없는 사이로 발전했다. 뒤라스는 성인이 된 후에도 여전히 둘째오빠를 사랑하며 그에게 의지했다. 두 사람의 비정상적인 관계는 병약한 둘째오빠가 일찍이 세상을 떠남으로써 끝났다.
추억 속의 중국 연인
1930년, 열여섯 살이 된 뒤라스는 우연히 한 중국인 남자를 알게 되었고, 그와 곧 깊은 사랑에 빠졌다. 이 남자는 중국의 북부도시 푸순의 부유한 중국 상인의 아들 리윈타이 이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하루라도 얼굴을 보지 않으면 안달 할 정도로 서로에게 깊이 빠져들었다. 그러나 리윈타이의 부모는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외국 여자를 며느리로 맞을 수 없다는 이유로 두 사람의 결혼을 강력하게 반대했다. 결국 이들은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푸순에서 신부감을 찾아 리윈타이를 서둘러 결혼을 시켰다. 이즈음 뒤라스도 학업을 위해 프랑스로 떠나야 했고, 두 사람의 사랑은 그렇게 끝을 맺었다. 뒤라스가 프랑스로 떠나던 날 항구로 달려 나갔지만, 작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할까 멀리 떨어진 가로등 뒤에 숨어 눈으로만 그녀를 배웅했다고 한다. 바로 영화<연인>의 이별 장면과 같은 모습으로 리윈타이는 그렇게 뒤라스를 떠나보냈고, 후회와 그리움 속에 그녀를 담아둘 수밖에 없었다.
첫 사랑은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이듯 뒤라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녀는 이후에도 많은 연인을 만났지만 첫사랑 리윈타이는 그녀의 마음속에 항상 특별한 존재로 남았다. 후에 뤼윈타이를 떠올리며 했던 말속에 그녀에 대한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는 내 인생의 모든 사랑을 어두운 그림자로 만들어 버렸다. 아무리 많은 사랑을 나누어도 그와의 사랑에 대한 기억은 결코 지울 수가 없다.”
뒤라스는 오랫동안 리윈타이와의 사랑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했다. 리윈타이와의 사랑은 그녀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재산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와도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1980년 ,자전적 소설<<연인>>을 발표하면서도 그녀는 이 소설이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1971년, 리윈타이와 그의 부인이파리에 온적이 있었다. 리윈타이는 차마 뒤라스 앞에 나설 용기가 없었지만 가까스로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뒤라스는 그 전화를 받자마자 리윈타이의 목소리를 알아차렸다. 후에 뒤라스는 <<연인>>중에 이 일화를 묘사 했고, 그녀는 소설을 통해 “죽을 때까지 그를 사라하노라” 고백했다.
1991년, 리윈타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뒤라스는 깊은 슬픔에 빠져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한동안 옛 추억에 빠져 지냈다. 그리고 일 년 후 첫사랑을 소재로 한<<북중국의 연인>>이라는 소설을 발표했다.
남편과 연인 사이
뒤라스는 열여덟 살 때 파리 대학에 입학하여 법학과 정치학 학사를 취득했다. 그리고 1939년, 식민지 정보국 직원이었던 로베르 앙텔므와 결혼했다. 그러나 남편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후 뒤라스는 1942년, 남편의 친구였던 디오니스와 사귀기 시작했다. 뒤라스와 디어니스는 오랫동안 우정을 가장한 연인 사이를 유지했다. 그러나 뒤라스가 66세 되던 해 스물일곱 살의 얀 앙드레아 스테네르라는 젊은 연인을 맞이하면서 그녀는 복잡한 남자관계를 모두 정리했다.
양 앙드레아는 본래 뒤라스를 존경하는 젊은 대학 교수였는데, 그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어지면서 나이와 신분을 초월한 진실한 마음으로 초로의 여인을 감동 시켰다. 두 사람은 곧 여생을 함께 보내기로 약속했다. 둘의 관계는 평범한 사고를 지닌 사람에게는 도저히 히해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얀 앙드레아는 뒤라스의 연인으로 그녀의 비서,기사, 보디가드 역할까지 자처했고, 때로는 노예나 화풀이 대상이 되기도 했다. 얀 앙드레아는 처음에는 뒤라스의 괴팍한 성격을 이해하지 못해 여러 번 그녀의 곁을 떠났었다. 그러나 그는 결국 뒤라스에게 다시 돌아왔고, 애증의 소용돌이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들었다.
1996년의 어느 초겨울 밤, 갑자기 잠에서 깬 뒤라스는 얀 앙드레아를 흔들어 깨우고는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뒤라스는 이제 끝났어.” 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예감하고 얀 앙드레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는 이제 곧 죽을 거야, 얀 앙드레아, 나랑 같이 떠나자, 넌 나 없이 살 수 없을 거야,” 라고 했다.
그해 3월 3일, 뒤라스는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의 방송은 모두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뒤라스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다음 날 각종 신문 1면에 뒤라스의 사망 소식과 그녀의 사진이 실렸고, 아와 동시에 뒤라스의 소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으며, 어디에서나 그녀의 이야기는 화젯거리가 되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그녀의 모든 소설과 영화에 집중되었다. 이즈음 뒤라스의 마지막 연인인 얀 앙드레이는 종적을 감추었고,그렇게 세상으로 부터 잊혀졌다.
뒤라스, 그녀
화려하게 만개한 꽃이 언젠가 시들 듯 뒤라스의 육체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뒤라스는 그녀가 남긴 감성적인 글 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고 있다.
뒤라스는<<철면피들>>로 데뷔한 이래 풍부한 감성과 다양한 형식으로 참신하고 독특한 작품을 수 없이 쏟아냈다. 그녀의 초기작 <<태평양의 방파제>>,<<지브롤터의 선원>>은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을 담아낸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또한 그녀가 말년에 쓴 <<타르키니아의 망아지들>>과<<모데라토 칸타빌레>>는 *누보 로망스의 보석으로 불린다. 그러나 그녀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작품은 그녀의 자선적 소설 <<인연>>이다. 그녀는 이 소설로 콩쿠르 문학상을 수상했고, 일약 세계적인 스타로 발 돋음 했다.
뒤라스는 소설 외에 희곡과 시나리오 방면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선 보였다. 그녀는 1965년,1968년,1984년, 세 차례에 걸쳐 희곡집을 발표했고, 1983년에는 프랑스 대학의 희곡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프랑스 영화계의 중심에서, 히로시마 내 사랑>,<긴 이별>등의 영화 시나리오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1965년부터 직접 감독으로 나서 영화를 제작하였는데, 1974년에 제작된 그녀의 대표작<인디아송>을 시작으로 매년 한 두 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현대 문화계에서 뒤라스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과 사랑을 주제로 자신만의 독특한 풍격을 만들어내어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그녀는 난잡한 애정 관계를 가진 여자로 비난받는 동시에 가장 진실한 사랑을 보여준 여류 작가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마그리트 뒤라스 Marguerite Duras
*1914년 베트남 남부출생
*1940년 공산당 정보지<리브로>발간,<평온한 삶> 출간.
*1984년 대표작<<연인>>으로 콩쿠르 문학상 수상.
* 1996년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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