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 날 있었으니

언약

일기님 2009. 11. 19. 10:18

  

   언약

 

                                          쓴이:마상열

  

   누군가 이렇게 질문한 적 있습니다.

   장대 같은 비 쏟아지고 바람에 시린 눈발 날리는데
   어떤 바람으로 오랜 시간 한곳에 머물러 있느냐.
   ㅡ이렇게 대답했지요.

 

   '약속이 있어서요.'

 

 【북적이는 도심의 인파 속에
   선술집 흐린 불빛 아래서】


 【꽃들이 낱잎되어 흩날리던 

   결 고운 강가에서】


 【언약처럼 쏟아지던 교정의
   은행나무 길을 걸으며】


 【눈처럼 쌓여만 가던 우리
   깨알 같던 시간들】라고.


   그 사람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더군.
   그러나 난 그 후로도 줄곧 이곳을 떠나질 못했어.
   지금까지도ㅡ
   혹여 달려올까 하여 한 발짝도 떼 놓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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