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
쓴이:마상열
누군가 이렇게 질문한 적 있습니다.
장대 같은 비 쏟아지고 바람에 시린 눈발 날리는데
어떤 바람으로 오랜 시간 한곳에 머물러 있느냐.
ㅡ이렇게 대답했지요.
'약속이 있어서요.'
【북적이는 도심의 인파 속에
선술집 흐린 불빛 아래서】
【꽃들이 낱잎되어 흩날리던
결 고운 강가에서】
【언약처럼 쏟아지던 교정의
은행나무 길을 걸으며】
【눈처럼 쌓여만 가던 우리
깨알 같던 시간들】라고.
그 사람 알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하더군.
그러나 난 그 후로도 줄곧 이곳을 떠나질 못했어.
지금까지도ㅡ
혹여 달려올까 하여 한 발짝도 떼 놓지 못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