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 날 있었으니

밤의 무희

일기님 2009. 10. 23. 15:05

 

 

밤의 무희

                                               

                                                      쓴이: 마상열

 

밤으로 가는 기차엔 풍경이 없다

사랑 따위로 하여 관념을 채우는 일이 고작이다

속절없이 가슴을 두드려 대는 빗방울은 기억의 잔재이다
1악장 1막을 끝낸 무희의 분신들인 것이다
막을 내려야 한다
榮華 의 사슬은 무대에 두고 아침이 오기 전 이곳을 빠져 나가야 한다
그리고 아쉬워하는 이 밤의 관람자들을 위해 눈물 없는 작별을 고해야 한다

                                            

어둠을 삭이는 기차엔 레일이 없다
그저 살아가는 문제로 꼬박 온 밤을 새워 질주 할 뿐이다
두서없이 스치는 불빛의 그림자는 아쉬운날의 잔상이다
처절하게 써 내린 삶의 배경인거다
이제 탈선해야한다

신 새벽 유리알 유희만을 남기고 여기 어디쯤 이방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안타까워하는 그 밤의 동행자들을 향해 말 없는 손을 흔들어야 한다

 

밤을 향해 달리는 열차는 종착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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