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쓴이: 마상열
눈이 내렸습니다
온산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나의 입장도 한겨울 배경을 조금씩 닮아갑니다
산 아래 상록수 저마다 한 무더기 폭설을 끌어안고
서로 등을 내어 주며 속 깊은 정을 통합니다
이대로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책없는 까마귀 날개짓에 산허리 뿌연 눈보라가 임니다
투덜투덜 고요하던 숲이 소름을 털어냅니다
못내 지나쳐온 발자욱이 희미해져서 남은길 마져 아득하고
두렵기 까지 합니다
후~우 내뱉는 입김이 속눈썹 끝에 영글어
풀씨 하나 봄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