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산골편지3

일기님 2013. 5. 13. 19:02

 

산골편지3

 

                                      쓴이: 마상열

 

산골 사는 나무꾼이 눈 녹인

산기슭에 말갛게 물오른

조릿대 여린 싹 큰 소쿠리 따다가

뭉게구름 한가로운 우물물에 헹구어

정성스레 다듬기를 한나절, 불 지핀 가마솥에

여러 차례 덖음질을 해댑니다

후끈한 열기가 송골송골 이마에 땀방울로 맺힐 즈음

아홉 번 수고로움을 끝으로 잘 법제된 찻 알갱이

쫘르르~ 몽돌 구르는 소릴 냅니다

우려낸 찻물은 흐르는 계곡물에 담궜다

어느 뙤약볕이 소꼬리 태울 무렵 원두막에 마주앉아 나누면

청량한 그 맛 마치 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아

그만 행복한 마음 들이고 말지요

실바람 노니는 앞마당 아지랑이

움트는 산골소식 마냥 마냥 실어 내는 나른한 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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