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편지3
쓴이: 마상열
산골 사는 나무꾼이 눈 녹인
산기슭에 말갛게 물오른
조릿대 여린 싹 큰 소쿠리 따다가
뭉게구름 한가로운 우물물에 헹구어
정성스레 다듬기를 한나절, 불 지핀 가마솥에
여러 차례 덖음질을 해댑니다
후끈한 열기가 송골송골 이마에 땀방울로 맺힐 즈음
아홉 번 수고로움을 끝으로 잘 법제된 찻 알갱이
쫘르르~ 몽돌 구르는 소릴 냅니다
우려낸 찻물은 흐르는 계곡물에 담궜다
어느 뙤약볕이 소꼬리 태울 무렵 원두막에 마주앉아 나누면
청량한 그 맛 마치 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 같아
그만 행복한 마음 들이고 말지요
실바람 노니는 앞마당 아지랑이
움트는 산골소식 마냥 마냥 실어 내는 나른한 봄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