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쓴이: 마상열
눈, 눈의 행위는 사랑의 유발이다.
이끌리듯 달려가 보채지 않아도 기약 없는 그리움으로 찾아드는 너, 그 숱한 순백의 기쁨을 맞이하고자 모두는 그토록 오랜 시간 기다림의 이치를 배우지.
앙상히 떨고 있는 나뭇가지에 소리 없이 내려앉아 한 폭의 수채화가 되어 주고, 묵은 감정들로 닫혀있던 심장을 열어 시보다 더 고운 깨알 같은 탄성들을 쏟아 놓으면, 함박꽃보다도 부푼 가슴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우리. 하염없이 내리는 눈, 눈의 의미는 축복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