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에세이

게 누구요~ 상편

일기님 2009. 7. 22. 12:21

 

게 누구요~상편

 

 

                                                                            쓴이: 마상열

 

 

칠흑 같은 어둠 속에 희끄무레한 불빛이 두런두런한 기색도 없이 산 아래 동그마니 앉혀져 있다, 어른키 반쯤이나 돼 보이는 방문은 그 고요한 침묵을 덜컹하고 웅장하게도, 비로소 의식을 내 쪽을 향하게 했다.

 

누구 시오?
강원도 정선군 숙암리 단임골 산골짝, 스물 두 살, 빗 발치는 총탄을 무릅 쓰고 남으로 귀순한 리영광님의 목소리다"<지금은 수 해전에 얻은 아내와 TV 인간극장등.. 여러 곳에 노출이 되어, 넘침과 불편함을 함께 감당해야 하는  삶을 산다> 그의 삶엔 도토리가 있다.

 

그의 시선 안엔 바람처럼 달려와 수렁같이 깊어 가는 장막 함께 그림자 닮은 내가 서 있다.

 

그와 나는 이렇게 시작된 인연이다,

 

20년전쯤 어느 일간지 문화면 한 귀퉁이를 차지한 사진과 소개가 나의 마음을 못 견디게 했다, 단박에 강원 평창으로 무작정 차를 몰았다, 소개에 정확한 주소가 기제 되지 않아 일대의 골짜기며 관공서를 발이 달도록 다녔다. 허사였다. 결과 없이 돌아서야 만 했다.

 

그렇게 계절은 새록새록 아기 꿈자리 같은 봄을 물리고, 매미 소리 요란히도 짓 무르게 익어 갈때, 나와 일체가된 자동차는, 또 다시 영동 고속도로 위를 경주하듯 달려가고 있었다. 어렵게 그 기사를 쓴 기자와 연결이 되었던 것이다. 때를 썼다.

바깥세상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고독이 자신의 유일한 의지였던 그분(리영광씨)의 부탁에 따른 약속 때문이라 했다.

 

영동고속도로 진부 iC 를 빠져나오면서부터 수색에 들어갔다. (난 정찰대 출신은 아니다 p77담당 이었다)
진부면 파출소에서 대략적인 지역을 확보하고 정선 쪽으로 방향을 잡고 달음질해갔다. 이미 땅거미는 태산의 끝자락에 매달린 실오라기 같았다. 산과 산사이, 구비구비 흐르는 오대천 끼고 한 시간 남짓을 달려서야 정선군 숙암리 들머리에 이를 수 있었다 .

 

어느 경우에서든 도리는 따라야 하는 법, 숙암리 구멍가게에 들러 두루마리 휴지에 막걸리 두통,등등을 샀다, 대화를 트고 시간 늘리는 전장엔 이러한 무기는 필수다, 마치 초병이 적과의 전투를 설레여 하듯. 당시 작은 마을에 늦은 손님이 주섬주섬 물건을 고르니 주인 아지매 "뉘집오셨는게라요" 물으신다.  "뜻밖의 결정적인 정보는 여기에서 얻어졌다" 난 주저 할 처지가 아니 었다, 혹시나 하는 기대와 함께 사정을 풀어 놓았더니, 아주머니 께선 그분(리영광)을 잘 알고 계셨다, 낯에도 잠시 들른 적이 있다 시고는 방향을 일러주셨다.

 

참으로 편을 만나 쉽게 작전에 돌입할 수 있게 되었다,  강(오대천)으로 놓인 작은 다릴 건너서 비포장 8키로 밤은 이미 주변의 모든 곳들을 잠식한 상태였다, 협곡 사이를 비집고 늘어진 좁다란 길엔 요란한 자동차의 엔진 소리와 라이트 불빛, 빨갛게 달아 오른 내 두눈과 두근 거리는 기대 뿐이 였다.

 

길은 거칠고 험해 경운기 속도의 수준으로 갈 수 밖에 도리가 없다, 그렇게 난 내안에 빛 하나, 몰입 하여,그 깊은 곳으로 곳으로 빨려 들어 가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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