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에세이

개미 이야기

일기님 2014. 2. 15. 15:08

개미 이야기

 

 

                                               쓴이: 마상열

 

외출에서 돌아와 보니 현관 안쪽 유리창에 까만 물체가 어른거린다

분명 문은 잠겨져 있는데

뭐지?

도둑이 들었나?

강도인가?

초긴장 상태 ..

가만 소리 죽여 살피는데

도무지 형체가 가늠이 가지 않는다

일일 이에 신고를 해야하나...?

소갈머리가 갈등을 겪는 동안

여리디여린 가슴이 쿵쾅 스테레오를 친다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 거지?

에라 모르겠다, 마당에 빗자루를 치켜 들고 

후다닥~ 뛰쳐 들었는데

어라~없다...?

점심 끼니가 부실해

환상을 본 건가...

이방저방 살펴도 인기척이란 없다

다시 현관문으로 다가가 관찰해보니

어디서 나타난 거지 개미 한 마리

우왕좌왕 엇비치는 유리창을 더듬고 있는 거다

너 뭐야?...

이봐요!!

그렇게 갑짜기 밀치고 들어오면 사람..아니 개미 간 떨어 질 수 있잖아요" 한다

헐~~기가차서ㅡㅡ::쬐그만게..

도대체 어디서 온 거야?

저 줄곧 저기 벤저민 화분에 흙 파고 지냈거덩요~

날도 풀리고 갑갑하기도 해서 여길 떠나려 입구 찾아 이리저리 헤매던 터인데

느닷없이 들이닥쳤다는 둥 기절할 뻔 했다는 둥 경우가 없다는 둥, 씩씩" 더듬이에 뿔을 단다.

머쓱하다

그나저나 어디로 가려한 거니?

친구들이 많이 모여 산다는 넓은 세상 찾아 사회성 넘치는 존재로 우뚝 서보려 한단다

그곳까지 가는 동안 멀고 험하기도 하겠지만 배도 고플 것 같아 

피아노 위에 올려놓은 수제 비스킷 떼어 건네주고 길 터줬더니

부지런히 살라는 인사를 남기며 돌아선다.

일하러 가야겠다

 

'테마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호리 리버마켓 다섯번째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0) 2014.08.02
서종면 문호리 리버마켓 행사로 나드리 오소서~^^*  (0) 2014.07.08
향수  (0) 2010.03.25
어떤 무의식에 맞서  (0) 2009.12.30
홍시  (0) 2009.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