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폭설

일기님 2013. 12. 20. 18:43

폭설

 

 

                             쓴이: 마상열

 

눈이 내렸습니다

온산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나의 입장도 한겨울 배경을 조금씩 닮아갑니다

산 아래 상록수 저마다 한 무더기 폭설을 끌어안고

서로 등을 내어 주며 속 깊은 정을 통합니다

이대로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책없는 까마귀 날개짓에 산허리 뿌연 눈보라가 임니다

투덜투덜 고요하던 숲이 소름을 털어냅니다

못내 지나쳐온 발자욱이 희미해져서 남은길 마져 아득하고

두렵기 까지 합니다 

후~우  내뱉는 입김이 속눈썹 끝에 영글어

풀씨 하나 봄을 기다립니다.